3000만원대 테슬라 올해 뜬다…"주가 10배 올릴 혁명적 제품" [백수전의 '테슬람이 간다']

입력 2024-01-13 07:00   수정 2024-01-13 07:15


“차세대 테슬라 차량엔 운전대도 페달도 백미러도 필요 없습니다. 다 빼버려요. 로보택시는 테슬라를 10조달러(약 1.3경원)어치 회사로 만들 혁명적 제품이 될 겁니다.”
-일론 머스크, 2022년 8월 고위급 회의 중

지난 11일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서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전격 인하했습니다. 테슬라 홈페이지에 따르면 기본형인 모델3 RWD(후륜구동)는 5.9%, 모델Y RWD는 2.8% 가격을 낮췄습니다. 가격 인하에 따른 이윤 감소 우려로 테슬라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테슬라는 2022년 말부터 지속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구사했습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이 점차 둔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전기차를 포함한 중국 친환경차 출하량은 올해 1100만대로 전년 대비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3년 36%, 2022년 96% 성장과 비교됩니다.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국 전기차의 추격이 매섭습니다. 지난 1일 BYD는 작년 4분기 52만600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테슬라(48만5000대)를 제치고 처음으로 분기 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를 달성했습니다.

중국차 질주의 가장 큰 동력은 가격 경쟁력입니다. 투자 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BYD의 평균 차량 판매 가격은 2만7000달러(약 3500만원)입니다. 반면 테슬라는 평균 4만5000달러(약 5900만원)로 상대적 고가입니다.

“가격 인하만으론 판매 증대 한계”
가격에서 밀리면 시장 점유율을 빼앗길 수밖에 없습니다. 테슬라가 작년 180만대 배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격 인하책을 편 이유이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테슬라의 들쭉날쭉한 가격 정책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합니다.

자동차는 소비자에게 주택 다음으로 고가의 물건입니다. 차량 구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0% 내려간 가격표를 본다면 마음이 편치 않겠지요. 가격 인하만으론 판매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테슬라의 판매와 주가 회복을 위해 한결같이 주문하는 것이 있습니다. 2만5000달러 이하(약 3300만원)의 차세대 소형 차량의 출시입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 개리 블랙 퓨처펀드 대표 등 테슬라 강세론자는 물론이고, 비관적인 애널리스트들조차 차세대 차량이 테슬라가 가진 ‘한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크레이그 어윈 로스캐피털 연구원은 “테슬라가 소형차 출시를 연기한 것은 큰 전략적 실수였다”고 지적합니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연구원은 “테슬라가 제작하기 어려운 사이버트럭에 매달린 사이 BYD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습니다.

테슬라의 ‘비밀 무기’ 차세대 소형차
테슬라는 2017년부터 대중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였습니다. 준중형 세단인 모델3에 이어 2020년 중형 SUV 모델Y를 출시합니다. 두 차량은 모두 큰 성공을 거두며 테슬라를 글로벌 혁신기업에 올리는 주춧돌이 됐습니다. 특히 모델Y는 지난해 내연기관차를 포함해 전 세계 판매 1위 차량에 등극했습니다.

테슬라의 다음 행보는 북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량인 픽업트럭 공략이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2019년 첫 공개한 사이버트럭입니다. 문제는 이 ‘미래형 차량’을 출시하는 데 무려 4년이 걸렸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이버트럭 생산과 품질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습니다. 월가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때문에 차세대 차량 개발이 늦어졌다고 보는 겁니다.

그렇다면 테슬라는 언제부터 차세대 차량을 염두에 뒀을까요. 머스크는 2020년 9월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처음으로 2만5000달러 차량을 언급합니다. 이듬해 그는 ‘반값 테슬라’ 개발을 전면 부인합니다. 다시 2022년엔 “모델3와 모델Y의 절반 가격이 될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020~2022년 사이 테슬라의 소형 차량 개발 로드맵이 아이디어만 있었을 뿐 구체적으로 확립되지 않았음을 암시합니다.

머스크가 차세대 차량 지연시켰다?
월터 아이작슨의 저서 「일론 머스크」는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2021년 11월. 머스크는 테슬라 고위급 5명과 비공식 만찬에서 ‘로보택시’ 개발을 논의했다. 그들은 로보택시가 모델3보다 작고, 저렴한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결정했다. 머스크는 로보택시가 완전자율주행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차량엔 운전대와 페달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FSD의 성능에 보수적이었던 테슬라 팀은 개발을 보류할 수밖에 없었다.

#2022년 8월.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은 우선 운전대와 페달이 장착된 차세대 차량을 개발한 뒤 FSD가 완성되면 제거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머스크는 완강하게 거절했다. “이 차량은 깨끗한 로보택시로 설계돼야 합니다. 페달도 운전대도 없어야 합니다. 우리는 위험을 감수할 겁니다. 로보택시는 테슬라를 10조달러(약 1.3경원) 규모 회사로 만들 혁명적 제품입니다. 사람들은 100년 뒤에도 이 순간을 이야기할 겁니다.”




한 마디로 머스크는 그냥 저가형 차량이 아닌 로보택시를 염두에 뒀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2만5000달러짜리 차량은 그에게 큰 흥미가 없었습니다. 페달도 운전대도 없는 차량을 만들라니 개발자들의 눈앞이 캄캄했겠지요. 하지만 노련한 홀츠하우젠은 보스를 설득하는 걸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2023년 2월. 홀츠하우젠은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에 로보택시와 2만5000달러짜리 차량 모형을 배치했다. 둘 다 사이버트럭의 미래지향적인 모습이었다. 모형을 본 머스크는 마음에 들어 했다. 결국 운전대와 로보택시 기능을 모두 갖춘 차세대 플랫폼 차량을 개발해 본사인 텍사스 오스틴에서 초기 생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공개 가능성
이 책의 내용을 근거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일 “저가형 차량 프로젝트를 방해한 것은 머스크였다”고 비판합니다. 머스크가 직원들의 조언을 일찍 받아들여 차량을 출시했다면 BYD보다 뒤처질 일은 없었다는 겁니다.

반면 피에르 페라구 뉴스트리트리서치 연구원은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가형 테슬라가 더 빨리 출시됐어야 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배터리 비용이 하락하고 제조 규모가 개선돼야 하는데 모두 미래에나 가능한 일이다.”


아이브스는 올해 말 테슬라가 3만달러(약 3900만원) 가격의 차량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는 이 차세대 차량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봤습니다. 멕시코 공장은 아직 착공조차 하지 않았으니, 실제 양산까지는 갈 길이 먼 셈입니다. 작년 초 미국 벤처캐피탈 루프벤처스도 테슬라가 저가형 차량을 올해 공개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배런스는 2025년 차세대 차량이 출시된다면 투자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테슬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올해 차세대 반값 차량을 선보일까요. 맹추격하는 중국 전기차의 부상을 막을 수 있을까요. 확실한 건 이 논란의 차량이 공개되면 테슬라 주가엔 엄청난 반향이 있을 것이란 점입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입니다.

▶‘테슬람이 간다’는
2020년대 ‘모빌리티 혁명’을 이끄는 테슬라의 뒷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최고의 ‘비저너리 CEO’로 평가받는 일론 머스크도 큰 탐구 대상입니다. 국내외 테슬라 유튜버 및 X 사용자들의 소식과 이슈에 대해 소개합니다. 아래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면 매주 기사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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